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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사독후감][노래추천]윤딴딴-잘살고있지롱
    그믐🌚 독후감/그믐🌚 노래 2020. 2. 15. 15:59

    안녕하세요 그믐🌚 입니다!


     

    오늘은 가사독후감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요즘 즐겨듣는 노래, 윤딴딴의 잘살고있지롱입니다.

    제목부터가 벌써 얄미우리만큼 귀여운 잘살고있지롱 가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나 어린 시절에
    저 깊고 깊은 산 중에
    한 마리 호랑이를 보았지
    나 사람들에게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빨리 도망가라고 말했네
    사람들은 다들 도망치고
    이젠 빛바랜 한 장면 추억으로
    어디선가 마치 무용담처럼
    얘기하겠지
    사람들은 나를 떠올리며
    그 소년은 분명 잡아먹혔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잘 살고 있지롱
    나 어린 시절에
    저 넓고 넓은 바다에
    한 마리 고래를 보았지
    나 사람들에게
    고래가 나타났어요
    빨리 일로 와보라 말했네
    사람들은 다들 다가오며
    그래 고래는 대체 어딨냐고
    내게 물었지만
    고래는 이미 사라졌었지
    사람들은 나를 가리키며
    이 소년은 정말 거짓말쟁이라고
    나를 다 욕했지만
    난 분명히 봤지롱
    롱 롤로로 롤로
    Long time ago
    내가 아주 어릴 때
    들었었던 얘기지롱
    롱 롤로로 롤로
    Long time ago
    내가 아주 어릴 때
    난 분명히 봤지롱
    롱 롤로로 롤로
    Long time ago
    내가 아주 어릴 때
    들었었던 얘기지롱
    롱 롤로로 롤로
    Long time ago
    내가 아주 어릴 때
    난 분명히 봤지롱
    난 잘 살고 있지롱


    아래는 앨범에 설명된 잘살고있지롱의 저자 의도입니다.

    의도라 하니 시험 문제 같네요 ㅎㅎㅎ 


    [introduction] 학창시절 담임 선생님이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남자애가 무슨 음악이냐' 전 상관 없었어요. 제가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거든요. 제 안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보겠다고 다짐한 거죠. 가사 중 '호랑이'는 마음의 '두려움'을 의미해요. 사람들은 호랑이(두려움)에게 내가 잡아먹혀 꿈을 포기한 줄 알겠지만 '난 잘 살고 있다'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2절에 '고래'는 내 안의 '가능성'을 의미해요. 분명히 난 내 안의 고래(가능성)를 봤는데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았고, 모두들 날 거짓말쟁이라고 욕했지만 '난 분명히 봤다'라는 의미에요. 여러분도 누가 뭐라던 여러분의 '가능성'을 믿고 '두려움'을 무찔렀으면 좋겠어요.

     

    그믐🌚 comment

    노래를 들으며, 이전부터 항상 궁금했었던 '양치기소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계속 떠올랐다. 양치기 소년은 사람들에게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해 사람들을 속이다 마지막에는 그 누구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아 '진짜 늑대'에게 양을 모두 잡아먹힌다. 

    하지만 나는 항상 궁금했다.

    과연 양치기 소년이 처음부터 했던 말이 거짓말이었을까?

    양치기소년 동화는 양치기 소년 본인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가 아닌 아닌 마을 사람들의 입장에서 전하는 이야기이며, 양치기소년이 실제 무엇을 보았는지에 대한 경험은 사실 그 누구도 공유할 수 없다. 그 순간에 같은 자리에서 그것을 봤던 것이 아니니까.

    처음에는 믿었다가, 본인이 못보니까 그냥 거짓말로 치부해버린건 아닐까?

    마을 사람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1)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는다, (2)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는다 → 행동한다.

    그리고 그들은 믿지 않기로 선택했고, 늑대가 양을 습격했고, 소년은 양을 잃었다.

    만약에 그들이 소년의 말을 믿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마을에 늑대가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믿었다면 그들은 마을에 늑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시설을 만들었을 것이다. 양을 지키기 위한 불침번을 설 수도 있었을 것이며, 피해자가 발생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대응방법도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믿지 않음을 통해 쉽게 '보았다'는 한 명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고, 당장의 편의를 누리며 아무것도 대비하지 않았다.

    한 번 양을 먹은 늑대가 과연 두 번은 안내려왔을까?

    나는 양치기 소년 동화를 들을 때마다 항상 양치기 소년이 신경쓰였다. 그는 그냥 양을 치는 어린 목동이었으며 본 것을 보았다고 말했을 뿐이다.

    보았다고 말한 소년은 불행해졌으며, 다수인 마을 사람들은 당장은 편했겠지만, 그 태도는 결국 공동체의 문제 해결에는 도움되지 않았다.

    혹시나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다시 말하지만, 나는 지금 거짓말하는 것이 옳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듣는 이의 태도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한나 아렌트를 다시 소환하자면,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알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음, 사유하지 않음, 곧 폭력이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다. 명백히 어른이었던 그들은 소년에게 폭력적이었다.

     

    믿음은 행동을 수반하며, 행동은 변화를 이끌어낸다.

    따라서 그들이 양치기 소년의 말을 정말로 믿었다면 단순히 늑대를 물리치러 가는 것 외에 추후의 방어 대책을 더 세웠을 것이다.

    늑대를 물리치러 갔고, 갔더니 내 눈에 안보였기에 믿지 않고 그 다음의 행동까지 나아가지 않은 건 아닐까?

    안보인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가 경험하지 않았다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늘 그래왔듯이 많은 차별들이 있었으나 없었고, 외쳐졌으나 거짓말쟁이라는 메아리로 돌아왔을 뿐이다.

    내가 공동체 내의 상대방의 말에 귀를 귀울이고, 안기울이고는 나의 행동으로 증명된다.

    내가 누군가를 지지한다면, 그것은 나의 삶에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켜보고만 있는 것은 별로 당신이 나의 말을 믿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래로 다시 돌아간다면, 내 기준으로 그런 오해를 받은 목동이 다시 돌아와서 나 사실 잘 살고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내게는 굉장한 위로가 되었다. 

    나 잘 살고 있지롱

    네가 보지 못한 고래를 나는 보았고, 너는 나를 믿어주지 않았지만 나 잘 살고 있지롱

    그렇지만 언젠가는 우리 서로의 말을 믿고, 서로의 삶에 변화가 생기기를 

    나 바라고 있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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