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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감] [책추천] < 검사내전, 김웅 >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7. 26. 16:00

    오랜만에 독후감으로 돌아왔습니다.

    최근에 비밀의 숲 정주행을 시작했던지라 눈에 들어왔던 <검사내전> 을 빌려 보았습니다.

    오늘도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책리뷰 시작하겠습니다.



    11p. "우리는 이처럼 조직의 논리에 쉽게 물들지 않고 물음표를 가지는 이들을 종종 만난다. 그러나 그들이 조직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누구보다도 국가를, 회사를, 학교를, 자신이 속한 공간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나 역시 mbti로는 ENTP로 참 조직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ㅎㅎㅎ 나와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대화로 풀어나가야하는 사람인데, 조직은 특히 관료제로 찌든 우리 조직은 그게 안되니까. 그래서 종종 너는 회사보다 너를 더 아끼는 전형적인 90년대생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럼에도 나는 회사 사람들이랑 술 마시는 걸 안 좋아할 뿐이지 조직을 싫어하진 않는다. 잘 됐으면 좋겠고, 더 개선되길 바랄 뿐이다. 


    49p. "곤경에 처했을 때 가장 쉽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자신을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모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함은 터무니없을수록 효과적이다."

    이 부분은 내가 인상깊었다기보다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만나서이다.

    작가님 역시 이렇게 행동한 사람은 아니고, 이것을 당한 사람으로써 본인이 입으신 피해에 대해 이야기하다 나온 부분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를. 그리고 거짓 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기를 소망한다.


    71p. "밤하늘에 별이 아무리 많아도 욕심이라는 간섭조명이 생기면 보이지 않는다."



    164p. "사람들은 늘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분노할 대상이 필요한 것뿐이다. 그래서 언론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보다는 대부분 흥밋거리에 집찯한다. 위기관리 전문가 에릭 데젠홀Eric Dezenhall은 이렇게 말했다. "뉴스 매체는 결코 타락할 수 없는 공명정대한 존재가 아니라 진실과 아무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려는 강한 욕구를 가진 영리 기업일 뿐이다.""


    모든 뉴스 매체가 다 그렇다고 말하고 싶어서 이 부분을 인용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언론이 저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게 만든 그 '사람들'이 내가 포함된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히 내 흥밋거리로 남의 가십을 이용하진 않았을까. 그리고 미디어를 대할 때 미디어독해력을 키워서 그 안의 핵심 내용을 읽어낼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189p. " 그런 단순한 연민은 자신의 선량함을 자랑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식품이 될지 모르나 사회 전체로 보면 오히려 악이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버나드 맨더빌Bernard Mendeville은 "연민은 공공 이익이나 우리 이성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충동이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선뿐 아니라 악도 나올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회복지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연민이 모든 해결책이 되는 것이 아님을 절실히 느꼈다. 연민이 잘못된 감정은 아니나, 내가 연민을 느껴서 대상자에게 이것저것 다 퍼준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과 내 연민은 큰 관련이 없다. 그 사람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까지가 내 역할이며, 그 사람의 자립을 위해 쓴소리가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것이다.

     

    193p. "그런데 여기에서 인간의 존엄성이란 눈물 흘리기 쉬운 감성적인 소재가 아니다.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냉철하고 엄중한 과제이자 요구이다. 존엄한 것은 함부로 대할 수 없고, 훼손될 경우 반드시 응분의 대가가 따라야 한다. 마음대로 짓밟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그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짓밟힌 것이 오히려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간청해야 한다면 그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존엄한 것은 두려운 것이고 원시적인 것이다. 지켜지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276p. "하지만 법이란 이름으로 일도양단의 보복적인 처단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결국 정의를 빙자해 자신의 복수심을 만족시키려는 것에 불과하다. 정의의 여신이 휘두르는 칼이 사리 분별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칼을 맞는 것은 사람인지라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진다. 한 순간의 분노가 가라앉으면 후회, 그리고 그 칼이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공포가 밀려올 것이다. 그럼에도 상대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까닭은 권력을 탐하기 때문이다. 그런 흉계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더욱 키우고 검찰권으로 대변되는 국가권력을 누가 손에 쥘 것인가에 대한 피 튀기는 싸움만 낳게 만드는 것이다. 파괴적인 정의의 여신을 만들어내기보다는 파괴적인 혁신을 해야 할 시점이다. 데이비드 홈이 말하기를 정의는 이성이나 본능의 산물이 아니라 진화가 낳은 것이라고 했다."

     

    313p. "회복적 사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적인 형사 사법 제도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 전통적인 형사 사법은 법죄라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고, 재범의 양산도 막지 못했으며, 궁극적으로 피해자도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형벌권을 가지고 국가의 권한만 강화시켰지 사회가 요구하는 정의 실현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기존의 형사 사법이 범죄를 국가에 대한 침해이자 도전으로 보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다시 말해 범죄자와 국가를 서로 적대적인 대립관계로 파악했기 때문에 형사 사법 절차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냉혹한 승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범죄 수사는 범죄자와 국가 간의 대결이다. 그러다 보니 불공정한 게임이 된다. 강력한 국가와 나약한 개인의 대결이니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국가가 강력한 공권력을 악용하기만 한다면 갱니에게 얼마든지 불공정한 수사 결과를 강요할 수 있다. 그러한 불공정을 막기 위해 생겨난 것이 형사 사법 제도이다. 각종 형사소송 절차를 적용해 국가에 핸디캡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 사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국가권력으로부터 약한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적법절차이다. 그 일을 하라고 월급 주면서 공무원으로 만들어준 것이 검사 제도이다. 검사가 바로 세워야 할 정의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절차적 정의'이다. 처벌이란 이렇게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밝혀진 범죄자에 대해 일련의 고통을 부과하는 것이다."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작가님의 고찰과 통찰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나 역시 내 직업에 대해 충분한 생각을 가지고 뛰어들은 것이 맞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겠다. 검사라는 직업이 법을 직접적으로 고치고 적극적 해석을 하는 존재라기보다 우선은 절차의 적법성 검증을 통하여 나라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통찰은 내가 가지고 있던 검사에 대한 선입견을 깨지게 했다.

     

    347p. "게다가 우리는 자기 자신이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늘 다른 사람, 다른 계층, 다른 직군에게 책임을 미룬다. 이렇게 낙후된 정치가 날로 번창하는 것은 늘 다른 곳에 책임을 미루고 마녀사냥으로 책임을 호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 그 어디에든 퍼져 있는 갑질 문화와 수직적 문화가 쉽게 개선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372p. "법, 궁극적으로 체제에 대한 신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와 연관되어 있다. 자신의 미래가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상황이라면 그 사회를 유지시키는 규범과 질서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 어렵다. 오히려 반감만 가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법에 대한 신뢰는 주도 세력 교체나 권력 찬탈을 노리는 세력의 끊임없는 선전'선동을 이겨내야 얻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작가님이 미래에 대해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ㅎㅎㅎ 그럼에도 작가님처럼 사회의 각 부분에서 자기가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때에 거기서 만들어지는 선한 힘이 사회를 더 좋게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제가 좋았던 부분을 발췌하여 인용한 형식이기에 제가 느낀 온전한 즐거움을 위해서는 책을 직접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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