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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감] [책추천] <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8. 9. 13:00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할 것이 없어서 들어갔던 글짓기 ca부에서는 어쩌다보니 선생님의 총애를 받으며 여러 상을 휩쓸게 되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일기나 편지같은 내 감정을 담아내는 글을 쓸 때 선생님은 더 크게 좋아하셨다. 그리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 내 삶을 좌우하며, 내게 남들보다 연필을 더욱 자주 잡게 했다.

     

    오늘도 여느 날처럼 무슨 책을 빌리지 하고 스마트 도서관 페이지를 휙휙 넘길 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위에서 말했듯, 단순한 설명문을 잘 쓰는 편인건 아니다.(이건 내가 회사에서 인수인계서를 작성할 때 이미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가장 관심있는 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방법이다. 그건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필수적인 덕목일 것이다.

    그들의 옆에서 그들의 글을 만졌던 사람의 책이란 점이 더욱 이 책의 대출 버튼을 눌러보고 싶게 했다.

     

     

     

     

    26p. "김대중 대통령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의견(생각)이 있는 사람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의견이 없는 사람이다."고 할 정도로 생각을 중시했다. 생각과 관련한 세 가지의 '세 번 원칙'도 있었다. 먼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세 번 생각한다는 것이다. 첫째, 이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생각한다. 둘째, 나쁜 점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셋째,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한다.

    다음으로, 상대가 있는 경우다. 그때에도 세 번 정도 생각을 했다. 첫 번째, 이 사안에 대한 내 생각은 무엇인가? 두 번째,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무슨 생각, 어떤 입장일까?. 세 번째, 이 두 가지 생각을 합하면 어떤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장관이나 참모들에게 의견을 물어, 세 번 이상 본인 생각을 얘기하지 못하면 인사를 고려할 정도였다고 한다."

     

    나는 선천적으로 무언가에 무딘 편이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가정도 매우 화목했고, 내가 무언가에 이의를 제기하고, 내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칠 일이 별로 없었다. 그것은 곧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고, 내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 살면서 내가 느끼는 내 최대 약점이 되었다. 대학생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특히 내가 '시민'이라는 자각이 생긴 날부터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각 역시 하면 할수록 자라나는 성정의 것이어서, 나는 처음 마치 막 걸음마를 하는 아기처럼 내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도 그저 초등학생 수준은 막 지나지 않았나 싶지만, 나는 지금보다 더 성숙한 생각의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생각에 대한 3가지 원칙은 본받고, 따라하고 싶다.

     

    34p. "그러나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에는 국민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공권력의 행사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 국민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공직사회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공직자의 길을 걸으며, 책임감에 짓눌려 마음이 힘들 때가 있다. 내가 저 위의 급수가 아닌 가장 막내임에도. 이것은 내가 여기 발을 담그는 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더욱 내 목을 죄겠지만, 이 자리에 있는 한은 내 최선을 다해보고자 한다.

     

    172p. "김 대통령의 충고다. 그의 '대통령 수칙' 7번이 '국민이 이해를 못할 때는 설명 방식을 재고하자'다. 상대가 내 말을 못 알아들을 때는 그를 탓하지 말고, 내 표현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어렵게 말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의 앞에 나서서 설명하는 자리에 설 때 종종 상대방이 이해를 못해 대화가 끊어지는 순간이 있다. 이 때 나는 주로 상대방을 탓하며, 얼만큼 더 쉽게 이야기해야하는건가 속상해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게 당연할뿐더러 내 잘못 역시 있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229p. "바로 '메라비언 법칙'이다. 어떤 사람이 말을 했을 때, 그로부터 받는 인상은 자세와 용모, 복장, 제스처가 55%, 목소리 톤이나 음색이 38%, 내용이 7%의 중요도를 갖는다는 것이다. UCLA 심리학과 교수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의 주장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말의 '내용'은 중요도란 면에서 고작 7%의 비중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3%는 이미지가 좌우한다. 이미지가 말이나 글보다 강하고, 몸이 입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사실 이미지의 덕을 많이 보는 사람이다. 그래서 난 이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해 동의한다.

     

     

    244p. "하지만 이조차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 김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참된 용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아무리 강해도 약합니다.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앉아만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용기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나는 태생적으로 내성적이고, 자기 주장을 안해본 사람이라 변화시키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순응했지. 그러나 내가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만나며, 세상에 대해 분명한 가치관이 생기자 '변화'에 대한 갈망이 내 안에 생겨났다. 내가 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물론 아주 미미한 변화일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네이버 웹툰 가담항설에 그런 말이 나왔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안나지만, 내 꿈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내가 되는 것. 그 자체이다. 그래서 더이상 두려움에 주저앉아 있고 싶지 않다. 오늘도 작은 한걸음을 내딛는 것.

    어떤 길이 옳은 길인가를 탐색하기 위해 더욱 생각의 힘을 기르는 것.

    어느 것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은 이유이다.

     

     

    272p. "자신의 관점 없이 이 사람 저 사람의 생각을 옮겨서 짜깁기를 하다보면 흥부 옷처럼 정체불명의 총천연색 누더기 글이 된다. 자기 세계가 있는 글은 물 흐르듯 술술 읽힌다. 자기 세계가 관점을 만들고, 관점이 있어야 훌륭한 글이 된다. 언론에도 논조라는 게 있다. 똑같은 사실을 전해도 신문마다 해석은 다르다. 영화감독들에게도 각기 다른 경향이 있다. 세상을 보는 시각, 각자의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말은 맞다.

    "글은 자신의 가치관, 세계관대로 쓰는 것이다. 타당성만 있다면 튀는 것을 주저하거나 개의할 일이 아니다.""

     

    나는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어려워 특히 남들의 글을 자주 찾는 편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쩌면 무조건 옳은 방법은 아닐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배웠다. 끊임없이 내 주장을 세우고, 논리를 완성할 것. 이 넓은 세상을 더 다양하게 바라볼 것. 여러가지를 연습해서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글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오늘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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