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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감] [책추천] < 여름비 , 마르그리트 뒤라스 >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10. 17. 14:52

    이 책을 왜 장바구니에 담았었는지는 아직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신 추측하건대, 늘 그렇듯이 출판사 인스타에 해당 책 홍보 게시글이 올라왔을거고,

    백수린 작가님이 옮긴이라는 것에 홀린듯이 책을 결제해버린 것은 아닐까.......


    백수린 작가님의 책을 항상 읽어보고 싶어했었는데, 막상 이 땐 이래서, 저 땐 저래서 ㅎㅎ 

    상황이 되지 않아서 못 읽어보던 차에 혼자 쌓은 내적 친밀감으로 이름을 보자마자 담았던 것 같다.



    사실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이나 작가님이 전하고 싶은 말이 깔끔하게 정리됐던 건 아니다.

    일단, 인상 깊었던 구절 먼저 옮겨보자면,

    16p. "그냥, 그는 말했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채, 심지어는 이 방식이든 다른 방식으로든,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조차 더 이상 스스로 의문을 갖지 않은 채로. 처음에 그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시도했다고 말했다. 즉 그는 어떤 단어가 지닌 형상에다, 온전히 자의적인 방식으로, 첫 번째 의미를 부여했다. 그다음엔 이어지는 두 번째 단어에, 첫 번째 단어의 의미를 고려해 의미를 부여했고, 이런 식으로 문장 전체가 말이 되는 무언가를 의미할 때까지 계속했다. 이런 식으로 그는 결국, 읽는다는 것은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가 자신의 고유한 육체 속에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거라는걸 이해하게 됐다."


    36p. "그러다 그 애가 말할 때는 봐봐, 무슨 말을 하는지. "소금 좀 건네주세요." 그런 말이 아니라고. 그 애 이전에는 아무도, 아무도 하지 않던 말을 한다니까. 그런 말을 찾아서 한다고....... 모두가 그런건 아냐........"


    87p. "아버지는 바로 그 순간, 어머니와 모든 아이가 웃고 또 웃을 때, 에르네스토가 했던 말, 그들이 비트리에 사는 사람들 중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믿었다. 아버지의 행복은 곧 아이들의 행복이었다. 그는 말하곤 했다. "나는 행복해." 그러면 아이들은 또 허리가 끊어지게 웃었고, 그는 그 웃음 속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옮긴이의 말 中>

    212p. "이름으로 상징되는 단단한 '나'의 외벽을 지니지 않는 인물들. 사랑하는 일이 나의 외벽을 부수고, 빈자리에 타인을 받아들이는 행위라면, 뒤라스의 이방인들이 끊임없이 사랑하고 타인과의 결합을 꿈꾸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내용을 내 단어로 정리하자면, '부서진 편견 속의 아름다움' 이라고 생각했다.

    모두 당연히 학교에 가야 하고, 당연히 일을 열심히 해야하며, 글자는 배운대로 해석하고 읽어야한다는 어느덧 다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고정관념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고, 그것이 곧 진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아이, 에르네스토.

    진리가 결국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열린 결말로 에르네스토의 인생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오히려 책의 흐름에 걸맞다고 생각했다.


    여름비, 혹시 프랑스에 여름비의 의미가 따로 있나 싶어서 찾아봤는데 딱히 나오는 건 없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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