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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독후감 ] [ 책추천 ] < 녹즙 배달원 강정민, 김현진 >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2. 12. 18. 02:35

    녹즙 배달원 강정민

    333p. “”다 살겠다고 그러는데, 얼마나 이뻐. 살겠다고 하는 것들은 다 이뻐…….” 이후로도 나는 사는 게 팍팍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그 때 과자를 뿌리던 할머니 모습을 생각했다. 살겠다는 것들은 다 이뻐. 물론 잘 살겠다고 악에 받친 사람들은 무섭지만 그저 살겠다는 것들은 이쁘다. 그리고 이제 함부로 비둘기가 징그럽다고 말하지 않는다. 누가 그럴 자격이 있단 말인다. 살겠다고 하는 것들끼리”

    363p. “힌디어 모임 때,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이렇게 신나게 낮술마시는 사람이 술 끊으려는 의지가 진짜 있긴 있나. 그러면서 병원은 꼬박꼬박 오고. 그래서 마음이 쓰였고, 정민 씨를 만나면서 알게 됐어요. 사실 이 사람은 굉장히 살고 싶어하는구나. 알코올과 싸우고 있긴 한데 힘이 별로 없나 보구나. 그래서 돕고 싶었어요. 우리 부모님은 내가 돕지 못했지만, 정민 씨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추천받아서 읽은 책이었는데 술술 잘 읽혀서 금방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었다.
    직업때문인지 이 책에서 나는 주인공보다 최보호사에게 더 눈길이 갔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과 싸우고 싶기는 한데 싸울만큼의 체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에 도움을 받기 위해 우리 사무실에 방문한 우울증 환자도 그렇다. 그분은 올때마다 자꾸 퇴근 시간 직전에 방문해 꼭 담당자가 야근을 하면서 상담을 하게 하는데 퇴근 후 약속이 있는 날이면 은근하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운좋게도 배웠던 상담 수업에서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은 흔한 클라이언트의 저항증상 중 하나임을 배워둔 점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하시고 싶으신 하소연도 많고, 예전에 누렸던 과거의 영광에 대한 이야기들과 또 그에 대비되는 현재의 처지를 비관하는 것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 자리에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 연결 그리고 과거에 묶여 횡설수설 방황하는 분에게 "그래서 오늘 저녁은 뭐 드실거예요?" 인간이라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그리고 지금의 문제인 저녁 메뉴로 화제를 돌리며 현재, 지금 이 상황으로 끌어올리는 일밖에 할 수 없었다. 날씨가 추우니 집에 가서도 몸을 따뜻하게 하시라는 말로 상담을 마쳤다. 이론과 생각과는 달리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상담이 내 뜻대로 즐겁게 이루어지진 않으며 내게도 상대에게도 스트레스를 남기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의 살아가기 위한 투쟁에 일말의 지지를 보낼 수 있다면 이 일을 계속 해내가는 것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최보호사의 서사와 마지막 장면까지 모두 흥미롭게 읽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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