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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후감 ] [ 책추천 ] < 갈렙처럼 온전하게, 강정훈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2. 12. 18. 22:48
갈렙처럼 온전하게
인생 위기, 믿음을 붙잡고 산다
36p. “작가 민봄네는 “세상에는 자신을 보호해 줄 벽이 창호지보다 더 얇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창호지보다 더 얇은 벽으로 지탱하고 있는 약자에게는 힘내라고 말해주는 사람보다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김경섭 목사는 ‘센 힘’보다 ‘바른 힘’, 타인보다 우월한 위치에 군림하는 ‘난폭한 힘’이 아니라, 넘어진 자와 쓰러진 자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는 ‘살리는 힘’이 필요한 세상이라고 말한다.<아름다운 동행>, 264호). 이런 힘의 소유자가 하는 “힘내라””기운 내라”는 말은 나눠 줄 힘이 있기에 제대로 응원이 되는 것이다.”
43p. “이로 보건데 이스라엘 공동체는 무조건 배타적인 혈통연합체가 아니라, 할례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고백 공동체이다. 구약학자 김희보도 <<구약 이스라엘사>>(총신대학교출판부, 1981)에서 “히브리인 사회는 결국 민족적인 폐쇄 사회가 아니었다. 오히려 잡족들의 혼합 사회였다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이방화는 엄금했으나 이방의 이스라엘화는 환영했다”라고 해석한다. 이런 종교 융합 정신에 힘입어 에돔 혈통 갈렙 같은 사람도 유대 사회에 편입될 수 있었던 것이다.”
90p. “믿음은 안목의 문제이다. 어떤 관점으로 상황을 보고 상대를 보느냐가 핵심이다. 두 명에게는 눈에 보이는 사실보다 더 큰 것이 있었다. 하나님과 그분의 약속이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사실 자체이다. 내 눈으로 보면 원주민들은 거인이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이스라엘에게 주신 밥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이 광야로 나온 것은 단순히 애굽에서 탈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나왔다. 이런 확신이 열 명이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한 것이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해독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94p. “어떤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였음을 뜻한다. 두려움은 사탄의 호출 카드이다. 호출 카드를 받아들이면 사탄이 즉시 온다. 사탄은 실제적인 어려움을 보내기 전에 상상의 두려움을 먼저 보낸다. 그러기에 이기는 삶을 살아가려면 사탄의 두려움 호출 카드를 받아들이지 말고, 이기는 상상력으로 두려움을 쫓아 버려야 한다. 두려움은 자체가 가진 힘보다 더 크게 우리를 협박한다. 그러기에 이기는 상상력을 하면 두려움은 힘을 못 쓴다.”
117p. “무료한 일상에서 건조할 수도 있는 시간을 지켜 내려면 어떤 전쟁보다 의지와 인내가 요구된다. 갈렙은 남이 가는 길을 구경하면서 가는 사람이 아니다. 비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길이 아니라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걷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를 변함없이 ‘용사’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은, 치열한 삶에서는 자신을 드러내며 헌신하기 쉽다. 사실 힘든 것은 특별한 역할을 맡지 않았음에도 온전을 지켜 내는 일이다. 삶이 안일해지면 마음도 안일해진다. 이럴 때 몸도 생각도 늙어 버린다. 그래서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잔소리꾼이 되고 일꾼보다 일감 노릇을 하게 된다. 중장년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노년에게서 나타나는 추레함이다.”
182p. “소인이나 부질없는 경쟁을 하지 대인은 소모전의 경쟁을 하지 않는다. 갈렙은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만을 주목하고 나아갔다. 그의 목표는 항상 하나님이었다. 하나님과 발맞추기도 힘든데 언제 사람들과 경쟁하겠는가. 우리도 자기 포지션에서 흔들림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갈렙처럼.”
201p. “갈렙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산지 정복에 나섰고, 단순히 땅을 얻을 욕심으로 끝내지 않고 정복 이후에 헤브론을 잘 다스리고 발전시킬 후계자까지 염두에 두고 싸움을 시작했다. 그래서 자손 대대로 그나스 가문의 번영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갈렙은 이렇게도 멀리, 넓게 보는 지도자였다. 지도자가 가져야 할 안목이다.”
210p. “갈렙은 동족들의 죽음에서 죄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본다. 동족들은 자신들의 죄로 죽어 가는 것이다(민27:3). 그러나 광야에는 하나님의 심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 세대들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났다. 광야는 심판과 은혜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갈렙은 하나님의 ‘심판의 얼굴’보다는 다음 세대에 임하시는 ‘은혜의 얼굴’을 본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보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에 더 주목하면서 죽음의 트라우마를 견디어 냈다.”
229p. “<<고통과 은혜>>(디모데, 2016)에서 프로케 쉐퍼(Frauke Schaefer)를 비롯한 공저자들은 예일 대학교 신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헨리 나우엔(Henri Nouwen)의 말을 인용한다.
“당신이 사는 장소와 하는 일이 단순히 당신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고 사명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중대한 차이를 낳는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내가 보냄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도망치지 않고 신실하게 견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일이 사람을 지치게 하고 장비도 빈약하며 더구나 관계도 실망감을 줄 때, 나는 ‘이런 어려움들이란 내가 떠나야 할 이유라기보다는 오히려 내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기회야’라고 말할 수 있다.”
갈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망가지 않았다. 낙심하여 주저앉지도 않았다. 하나님을 향한 일편단심은 충성으로 나타났다. 충성은 특정한 인간이나 집단, 또는 신념에 자기를 바치고 지조를 굽히지 않는 일이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 대한 신실함과 성실함, 그리고 정직함을 충성이라고 언급한다(마10:17-25). 하나님은 모세를 가리켜 ‘내 온 집에 충성하는 자’(민12:7)라 말씀하셨다.”
사람들을 휘어잡는 리더십이나 뭔가 특출난 은사도 없는 내가 '하나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에 대해 좌절하고 회의감을 느낄 때 하나님께 온전하게 충성함으로 인정받은 갈렙의 삶을 우연한 기회로 함께 돌아볼 수 있었던 건 은혜였다.
청년회에서 더 어린 친구들이 들어오고, 나이를 먹으며 비슷한 또래들은 결혼으로 청년회를 떠나는 것을 보며 재주없는 내가 이 상황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해야하는 일은 뭘까하는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책을 통해 2인자로서의 갈렙은 그런 내게 해답을 주었다. 흔들림이 없는 자세로 오로지 하나님을 볼 것!
위기의 순간을 떠올린다면, 올해야말로 직장인인 내게 위기의 순간이었다. 갈수록 내게 가득 찼던 사랑이 다 떨어져 간다는 걸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번주만큼 확 와닿았던 적은 없었다. 하나님이 복직 전 내 기도대로 사람들을 화평케하는 축복의 자리에 나를 이끄셨다는 자각은 있었지만 누군가의 사이에서 화평케하는 일이란 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케하는 일이었다. 뿐만아니라 업무 특성상 노인을 상대할 일이 많은데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해야하는 상황이 올때마다
민원인을 인간 대 인간의 마음으로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기계적으로 대하는 나를 보며 나에 대한 실망감이 나를 뒤덮었다. 여성 인권에 대해 깨어있으려고 나름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실상 그시절 가정의 밑천이 되느라 학교 한 번 제대로 못가보셨을 할머니들이 글자를 못 쓴다며 한숨쉬었던 내 이중성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내가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들어왔고,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했었는지"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로봇같았다.
수치스러움 속에서 책에 나온 헨리 나우웬의 인용문을 여러번 읽었다. “당신이 사는 장소와 하는 일이 단순히 당신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고 사명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중대한 차이를 낳는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내가 보냄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도망치지 않고 신실하게 견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일이 사람을 지치게 하고 장비도 빈약하며 더구나 관계도 실망감을 줄 때, 나는 ‘이런 어려움들이란 내가 떠나야 할 이유라기보다는 오히려 내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기회야’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잘못하고 있었고, 내 이번주 직장생활은 실패했지만, 넘어졌다고 주저앉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냄을 받은 자라는 점을 상기하며 빨리 돌이켜 다시 승리의 길로 걸어가고 싶어졌다. 물론 여전히 내 힘으로는 할 수 없겠지만 보냄받는 자로서 보낸 이의 힘과 능력, 지혜를 의지하며 개선가를 부르며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책장을 덮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후 게시하는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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