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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감][책추천]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4. 11. 15:30

    선량한 차별주의자




    책은 작년 10월에 읽었지만, 독후감 정리를 생각 안했던 것이 생각나서 가져왔습니다!

    아쉽게도 1~3장에 하이라이트 표시를 못해서, 밑의 하이라이트는 4장부터 표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구절이 제게 감명을 줬고,

    내가 차별받는 사람을 넘어 나 역시도 차별을 하는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주의깊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교차성'입니다.


    * 교차성: 한 개인 안에 존재하는 여러 정체성, 예를 들어 인종·민족·종교·성(sex)·계급 등 다양한 요소들이, 사회적으로 억압(차별)을 받는 방식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


    내가 계급적으로 소수자의 위치에 속해, 차별을 받더라도 인종적으로 상대적 우월성에 취해 억압을 하는 지위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차별에서 자유할 수 없다는 것.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고, 다시 한번 나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4장.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이유


    " 만일 상대 집단에 감정이입이 일어나면 그 농담은 더이상 재미있지 않다. 상대를 나와 관계없는 사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겨야 농담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떤 집단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보통의 상황에서는 사회규범 때문에 드러내지 못한다. 하지만 누군가 비하성 유머를 던질 때 차별을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 결과 규범이 느슨해지고, 사람들은 편견을 쉽게 드러내면서 차별을 용인하거나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설명을 편견규범이론prejudiced norm theory이라 부른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취약 집단에 대한 농담은 결코 가벼운 유희가 아니며, 차별을 촉진시키는 힘이 있음을 강조한다."


    "불평등을 철폐하려는 힘과 유지하려는 힘 사이의 첨예한 긴장 속에서 사회가 평등의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명확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 말이 왜 문제인지 설명하기는 너무나 어렵고 설명할 기회의 순간은 짧다."


    5장. 어떤 차별은 공정하다는 생각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명제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는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대하면 불평등이 생긴다는 의미로서는 타당하다."


    6장. 쫓겨나는 사람들


    "어떤 차별은 종교적인 이유로 요구된다. 종교에 따라, 교리를 이유로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경우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차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교리 내에서 차별은 나쁜 것이 아니라 신성한 질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과 지역에 따라 그 교리의 내용은 바뀌는 듯하다. 오늘날 미국의 기독교가 더이상 인종차별을 옹호한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종교적 신념이 언제나 소수자를 차별하는 방향으로 작동한 건 아니었다. 기독교인들은 노예제를 폐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의 가톨릭 교회는 인종 간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옹호하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한국에서 불교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며 연대활동을 벌인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나누는 것은 많은 종교들이 지켜온 공통된 가치이다. 종교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평화를 만들기도 하며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쳐왔다.


    7장. 내 눈에는 안 보였으면 좋겠어


    "누구나 정의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가 미치는 영역은 한계선이 있다."


    ""외국인에게 (...)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한다는 것이 곧바로 우리 국민과 동일한 수준의 보장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도 헌법상 권리가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은 국민보다 덜 보호할 수 있다는 의미다. 헌법재판소가 생각하는 정의가 미치는 범위에는 영토 안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배제되어 있다."


    8장. 평등은 변화의 두려움을 딛고 온다


    "아마 누군가는 속으로 그런 식의 시위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훈계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싸늘하다. 격렬한 시위를 통해 민주주의를 이룩한 역사와 별개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방해하는 다른 사람들의 집회와 시위를 공공질서에 해로운 행위라고 본다."


    "개인의 기본적 권리가 공공질서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이 한마디는 상황에 따라 때로 강력한 효과를 가진다. 극단적으로는 다수의 입장에서 소수자의 모든 권리를 부정하고 활동을 억압하는 손쉬운 한마디가 될 수 있다. '공공질서'라고 할 때의 '공공'이 다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다수가 동의하는 질서가 공공질서이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소수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만능 논리가 탄생한다."


    "하지만 우려하던 사회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질서가 생겼을 뿐이다."


    "모두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다수자와 소수자의 자유는 같지 않다."


    "다수자는 소수자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서 잘 말하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사실상 침묵을 강요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정의는 누군가를 비난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누가 혹은 무엇이 변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은 아직 충분히 정의롭지 않고, 부정의를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9장. 모두를 위한 평등


    "'중립'이라고 가장된 입장은 사실 주류 집단을 정상으로 상정하고 다른 집단을 일탈로 규정하며 억압하는 편향된 기준이기 때문이다."


    "평등을 위해 차이를 강조한다니, 얼핏 모순된 주장으로 보일 수 있다. 사람이 '동등'하다는 평등을 말하기 위해 '차이'를 말하는 건, 형식적 평등의 관점에서는 이해되지 않는다. 여성을 차별하지 말라면서 여성의 차이를 말하고 여성정책을 만드는 것이 모순되어 보인다. 성소수자, 이주민 등 특정 집단의 권리를 주장하면, 그건 평등이 아니라 우대를 요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만일 모든 구분이 자의적이고 편견에 의한 것이라면, 오히려 그 구분을 없애야 맞는 접근이 아니냐고 질문할 수 있다. '흑인은 백인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는 인종의 분리를 강화하는 배타적인 구호처럼 느낀다. 이 운동을 비판하며 나온 구호가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All Lives Matter)였던 사실은, '보편성'이 때로 차별을 은폐하는 억압의 기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후자의 구호는 사실상 흑인이 경험하는 차별이 드러나지 않게 억누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우리를 본질적으로 가르는 차이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사람으로서 보편성을 공유하지만, 세상에 차별이 있는 한 차이는 실재하고 우리는 그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10장. 차별금지법에 대하여


    "모두가 평등을 바라지만, 선량한 마음만으로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불평등한 세상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익숙한 질서 너머의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관한 상징이며 선언이다.


    "평등은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평등은 인간 조직이 정의의 원칙에 의해 지배를 받는 한,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상호 간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결정에 따라 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평등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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