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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감] [책추천] <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2. 1. 20. 13:41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시공사

     

    25p. 마침내 19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등장했지만, 이 말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통용되기 시작했어. 혁명가 루이 블랑은 1850년에 이미 “일부에 의한, 타인을 배제한, 독점적인 자본의 전유”라는 뜻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고, 프루동도 비슷하게 사용했어. 당연하게도 카를 마르크스 또한 ‘수입의 원천으로서의 자본이 일반적으로 노동을 통해 그것을 생산한 자들에게 속하지 않도록 조직된 경제적, 사회적 체제’라는의미로 이 말을 사용했단다.

     

    44p. 시인 빅토르 위고는 이런 말을 했어. “부자들의 천국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이루어졌다”고 말이야.

     

    82p. 미워하는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현실을 똑똑히 이해해야 해. 너도 학교에서 이름을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장 폴 사르트르라는 철학자가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억압하는 ‘것’을 강력하게 증오해야 한다”고 말했지.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것’이야. 세상의 주인입네 하는 자들의 도덕적, 심리적 자질, 심지어 그들의 주관적인 의도가 문제되는 게 아니란다. 델몬트나 골드만삭스, 오니레버, 텍사코 또는 글렌코어의 사장이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지.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사회학에서 ‘구조적 폭력’이라고 부르는 것에 복종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야. 무슨 말이냐고? BNP 파라바나 사노피의 사장이 자기 회사 주가를 해마다 10~15퍼센트 올리지 못하면, 그는 3달 내에 사장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어 있다는 뜻이지.

    사르트르는 “적을 알고 적을 싸워라”라고 말했어. 다시 말하지만, 개별적인 인간을 미워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 반드시 이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질서를 이해해야 해. 그 질서란 결국 식인 제도와 다를 바 없고.

     

    94p. 자기들의 욕망이 충족되었으니 흡족해하는 건 당연하지. 비록 그 욕망이란 것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말이다. 마치 ‘외부인들’에 의해 자기 뇌 속에 심어진 것처럼.

    불행하게도 이 같은 풍요의 경제엔 어두운 이면이 있게 마련이야. 물건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와 에너지 낭비, 풍요로운 접근성에서 나타나는 불평등, 쓰레기 처리,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소비로 인한 인류 정신의 붕괴, 소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수입을 유지하는 데 따르는 사회 불안, 물건이 평가절하되고 더 나아가서 유용성마저 사라지는 현상 등이 여기에 해당되겠지. 그리고 이 지구에 사는 주민의 4분의 3은 이와 같은 풍요를 전혀 누릴 수 없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지.

     

    107p. 자본주의 생산방식은 날이 갈수록 부자들의 자유는 눈에 띄게 확대해주는 반면, 가난한 자들의 자유는 그에 비례해서 극적으로 축소해버린단다. 불평등뿐만 아니라 생산물의 잉여 가치를 공유하지 않고, 재분배하지 않는 데서 자본주의 생산 방식의 기막힌 효율성이 태어나는 법이니까. 

     

    109p. 불평등은 말이다, 심리적인 문제야. 즉 사람들이 어떻게 체감하느냐,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사람들이 충격적이라고 느끼며 그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는 것일 뿐 아니라 그 이상이야. 그와 같은 불평등을 만들어낸 책임자들이 피해자들에게 물질적으로 큰 손해를 입히는 문제이기도 하거든.

     

    157p. 소외란 대단히 신비로운 과정이란다. 소외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역행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들거든. 이 할아버지 생각엔 네가 소외가 어떤 방식으로 기능하는지 이해하는 게 아주 중요할 것 같구나. 왜냐하면 소외야말로 자본주의자들이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기 위해 휘두르는 무기니까 말이야. 소외는 우리 모두를 위협하지. 너도 물론 거기 포함되는거고…. 

    세계주의자들은 그들이 지배하는 자들에게 ‘우리가 공동의 이익,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익을 지킨다’고 믿게 만드는 데 성공했어. ‘소외’의 역할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정체성을 파괴하고, 그에게서 자유 의지와 자유롭게 생각하고 저항할 역량을 빼앗는 거야. 요컨대 각 개인을 위한 상업적인 기능만으로 축소시키는거지.

    나는 이 신기한 과정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해왔단다. 터키 출신 작가 나짐 히크메트가 이런 글을 썼지. “그들은 우리 머리의 뿌리에 족쇄를 채웠다” 소외란 자본의 법칙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걸 가리키는 거야. 그러니까 소외가 본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건, 세계주의자들이 피지배자들의 비판 정신과 싸워 대대적인 승리를 거두었다는 말과 같지.

     

    180p. 인간은 말이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건 확실히 알아. 이 할아버지는 5초마다 10세 미만 어린이 1명이 배가 고파서 혹은 배고플 때 제대로 먹지 못해서 걸린 병 때문에 죽어가는 곳에서는 살고 싶지 않아. 게다가 우리 별 지구는, 식량의 분배만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현재 인구의 2배 정도도 아무 문제 없이 먹여 살릴 수 있는데 말이야. 재산의 살인적인 불평등,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로 벌이는 부자들의 영구적인 전쟁에 나는 화가 나서 눈이 뒤집힐 지경이지.

     

    183p. 프랑스 대혁명은 세계 역사를 뒤엎었지. 봉건제도를 무너뜨렸고, 지구에 살던 수억 명의 인간들을 해방시켰어. 혁명이 계획한 프로그램, 만들고자 의도한 제도, 전략은 뭐였을까? 그건 인간 속에 깃들어 있던 자유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해방을 맞으면서 태어나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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