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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치카를 찾아서, 미치 앨봄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2. 7. 12. 10:37
치카를 찾아서
43p. “지금까지도 그것 때문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이기심이 있단다. 하지만 가장 이기적인 건 시간을 탐욕스럽게 쓰는 거야.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 그러니 앞으로도 자신에게 많은 시간이 남았을 거라고 짐작하는 건 신에 대한 모욕이란다.”
111p. “네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란다, 치카. 그건 되찾을 수 없기 때문이야. 뭔가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 난 그걸 너에게 배웠어.”
129p. “네가 “이거 봐요!”라고 말하기만 하면 그 마법이 시작됐어. 이거 봐요. 그건 아마도 우리가 구사하는 문장 중에서 가장 짧은 문장 중 하나일 거야. 하지만 우린 사실 제대로 보지 않는단다, 치카. 어른들은 안 그래. 그냥 슬쩍 보고 지나쳐버리지. 힐끗 보고 갈 길을 가거나 하던 일을 마저 한단다. 하지만 너는 봤어. 네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났지. 넌 반딧불이들을 잡고 거기에 건전지가 들어 있냐고 물었지. 동전 하나를 찾아내고 그게 정말 “보물”이냐고 묻기도 했어. 그리고 우리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찾아낸 건 나눠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
“이거 향기 맡아봐요.” 너는 향기로운 꽃 한 송이를 내밀며 말하곤 했다.
“이거 먹어봐요.” 너는 초콜릿 캔디 하나를 내밀며 말하곤 했지. 그래서 나는 그렇게 했다. 네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어.”
198p. “그래서 어떤 면으론 치카와 말다툼을 할 때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치카가 우리와 싸우려 할 때 이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괜찮다고 나는 생각했다. 필요하다면 우리와 싸워도 된다. 소리 지르고 악을 써도 돼. 순순히 지지만 마.”
246p. “앨버트 루이스라는 늙은 랍비가 한 말을 떠올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구나. 그는 1950년대에 천식으로 네 살 난 딸을 잃었지. 나는 훌륭한 성직자인 그가 그것 때문에 하느님에게 화가 나진 않느냐고 물었단다.
“물론, 나는 격노했죠.” 그가 말했어.
그런데도 왜 계속 신을 믿나요?
“왜냐하면, 그때 너무나 처참한 기분이었지만 내가 매달려 울 수 있는 대상이 있어서, 내가 왜 그러셨냐고 소리를 지를 수 있는 전능한 분이 계셔서 위로를 받았거든요. 그게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것보다는 낫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방법을 택했단다, 치카. 기도드릴 때면 나는 소리를 지르면서 항의했어. 나는 수도 없이 신에게 물었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놔두시는 겁니까?””
271p. “”그것참 좋은 생각 같구나.” 그러자 넌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댔고, 나는 네 머리카락에 키스했지. 그때 네 뺨과 코와 눈을 바라보면서 아주 오랫동안 그 순간에 머물고 싶었단다. 우리 어른들은 가련한 인간들이란다, 치카. 하지만 아이의 얼굴을 볼때마다 신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지. 네가 바로 그 증거란다.”
311p.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가족이란 마치 여러 개의 조각을 모아놓은 예술 작품과 같다. 가족은 수많은 재료로 만들어질 수 있다. 가끔 출생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가끔은 시간과 환경이 합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마치 미시간 부엌에서 마구 휘저어 만들었던 스크램블드에그처럼.”
읽으면서 오마이갓을 몇번이나 연발했는지 모르겠다. 눈에 눈물이 고일락말락하는데 또 울고 싶지는 않아서 책의 내용을 끊어서 읽느라 혼났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잊고 있었던 내 예전의 열정, 국제개발이라거나 선교, 개발도상국 학교 개척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지금 너무 내 현실의 일들에만 집중해오느라 잠시 제쳐두었던 꿈들이 안 쫓아오고 뭐하냐고 쳐다보는 기분이다.
책의 마지막에 가족에 대해 미치 앨봄이 말하는 부분은 지난 가족관계론 수업에서 함께 토론했던 내용과 맞닿아 있어서 다시 한번 그 기억이 떠올랐다. 어디까지를 가족이라고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사회복지에서의 가족 정의와 상담에서의 가족 정의의 접근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각 카테고리에서 다르게 다루는 정의를 통합해서 법을 제정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다. 어쨌든 사람들은 법 앞에서 실직적인 좌절을 누리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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