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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220507 고래가 보고싶거든그믐🌚 그림일기 2022. 5. 7. 13:45
가족상담 수업을 들으며, 아동청소년 상담 교수님께서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셨다. 그 동화 속에서 고래를 보기 위해 눈앞의 예쁜 장미도, 신기하게 생긴 펠리컨도 뒤로 하고, 고래만을 향해 달려나가는 어린이를 보았다. 그리고 수업을 들으며 깨달은건데, 내 안에는 전복적인 사상이 숨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그 수업을 들으며 ‘고래가 과연 존재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회의적인가 싶으면서도 그 주인공이 고래라는 걸 어른들에게 듣기만 했는데 그 존재를 직접 보고 싶어서 주변 모든 것을 제쳐놓고 뛰어든다는 것이 고래가 실존하지 않음에도 아이를 길들이기 위해 어른들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세상인 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전체적인 책의 느낌이 ‘지금은 일단 참고 공부해, 대학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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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가장 맛있었던 식사에 대하여🌚 그믐 조각 2022. 5. 6. 19:49
다이어트.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에 대한 스트레스로 크고 작은 고통들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또한 저와 엄마를 행복하게 하기도, 불행하게 하기도 합니다. 엄마와 이 문제로 싸운 날은 정말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유난히 반짝반짝 기름진 음식, 뇌가 띵할 정도로 달달한 음식이 땡깁니다. “저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라고 이야기하면, 아마 저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해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 끊임없이 달달한 과자들을 챙겨 다니곤 하니까요. 맞습니다. 저는 과체중일뿐더러 옷을 살 때 남들보다 배의 시간을 들여야 제 사이즈에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찾은 옷이 내가 원한 색과 재질이 아니더라도 사이즈에 맞는 옷을 찾았다는 것에 안도하며 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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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2. 1. 20. 13:41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시공사 25p. 마침내 19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등장했지만, 이 말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통용되기 시작했어. 혁명가 루이 블랑은 1850년에 이미 “일부에 의한, 타인을 배제한, 독점적인 자본의 전유”라는 뜻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고, 프루동도 비슷하게 사용했어. 당연하게도 카를 마르크스 또한 ‘수입의 원천으로서의 자본이 일반적으로 노동을 통해 그것을 생산한 자들에게 속하지 않도록 조직된 경제적, 사회적 체제’라는의미로 이 말을 사용했단다. 44p. 시인 빅토르 위고는 이런 말을 했어. “부자들의 천국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이루어졌다”고 말이야. 82p. 미워하는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현실을 똑똑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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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추천][영화추천] 히든피겨스 (Hidden figures)그믐🌚 독후감/그믐🌚 영화 2022. 1. 7. 15:48
길게 고속철도를 이용할 일이 생겨, 뜨개질과 넷플릭스용 아이패드를 챙겼다. 뭘 다운받아가지하다가 전부터 봐야지 봐야지하고 마치 중1 집합단원만 10번 예습하는 중학생처럼 남겨뒀던 히든피겨스를 다운받았다.(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와 구경이와 함께) 갈때는 새로 개봉하는 스파이더맨을 기대하며 뉴유니버스를 봤고, 드디어 올라올 때 히든피겨스를 재생시켰다. 나는 슬픔에 관한 면역력이 높지 않아 정말 울고 싶을 때가 아니면 충분한 슬픔이 예견되는 미디어를 잘 못 본다. ‘슬픔’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지만, 슬픔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올라오는 기차 내내 마스크를 쓴 채로 눈물콧물 닦느라 너무 힘들었단거다. 흑인이면서 여성으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해내야만 하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와닿았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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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일기] 두번째 돌다리🌚 그믐 조각 2022. 1. 3. 13:27
두번째 돌다리 연차로만 5년차 직장인이 되었다. 시간이 어쩜 이렇게 빨리 가는지, 학교에서 겪었던 사회생활과 직장에서의 사회생활은 책임감과 더 느슨한 관계망이라는 차이에서부터 맺는 관계의 결이 달랐고, 나는 내게 주어진 더 큰 사회의 흐름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자 한 발 한 발 조심해야했다. 세상에서 사회초년생인 내게 제일 처음 알려줬던 것은, 놀랍게도 세상엔 또라이가 많다는 제법 단순한 진리였다. 비교적 순한 아이들 사이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자부하고, 대개 그 시절 그 아이들이 그랬듯 그들 수준의 최선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관계가 이루어졌다. 물론 그 안에 이해받지 못하는 각자의 어둠과 슬픔이 있었을 수도 있으나, 각자의 상처들은 유야무야 파헤쳐지기도 하고 덮어지기도 하며 우리는 어설프지만 길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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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1. 11. 9. 16:39
서점에서 직접 구매한 책! 어린이에 관련된 일을 하고 어린이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 트위터에서 해당 내용의 일부 발췌문을 보게 되었다. 지금 찾아보려니 찾아볼 수 없어, 어떤 부분이었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아마 사람은 똑같으니까 같은 부분에 내가 밑줄을 긋지 않았을까 싶다. 들어가며 6-7p. "그건 나 스스로 어린이에 대해 말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양육자도 아니고, 교육 이론이나 어린이 심리를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 내가 어린이에 대해서 말하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까 봐 늘 조심스러웠다. 양육 환경이나 교육 현실을 몰라서 딴 소리를 하게 될지도 몰랐다. 그간 "네가 애가 없어서 그래" 같은 말을 많이 들어 온 탓도 있었다. 한 편으로 나는 그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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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제 왼편에 서지 말아주세요 , 김슬기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1. 9. 18. 18:05
214p. 사람들은 평범함과 거리가 먼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그걸 마치 자기만의 타고난 눈썰미로 발견한 것인 양 자랑스럽게 “내가 했어!! 내가 봤어!!”를 외친다. 문제는 그런 자신이 무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 얼굴을 보고 “내가 발견했어!!”라고 외친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고, 그들의 타고난 눈썰미 때문에 나는 그들이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아왔다. 책을 써서 오래된 안면 마비의 아픔을 밝히게 된 후에야 사람들은 더 이상 나에게 어떤 호기심과 오해도 품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밝히지 않은 아픔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례함이 넘쳐난다. 내가 아플 때마다 “오우! 이번엔 이 부위가 아프게 되었습니다!” 하며 책을 시리즈로 쓰지 않는 이상, 세상을 향해 나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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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또, 먹어버렸습니다 , 김윤아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1. 9. 17. 17:01
52p. 실제로 폭식과 제거 행동(구토를 하거나 변비약, 이뇨제를 남용하거나 과도한 운동으로 먹은 것을 보상하려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분들은 ‘마약을 하는 것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폭식과 제거 행동에 빠져 지냅니다. 일상생활을 음식이 잠식해버리는 끔찍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죠. 음식이 어떻게 마약과 비슷한 작용을 하게 되는 걸까요? 62p. 혹시 여러분도 당장 나에게 닥친 일이 너무 버겁고 겁이 나고 어디서부터 헤쳐나가야 할지 몰라 막막한 마음에 음식을 찾고 있다면,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손쉬운 일부터 차근차근 해보는 게 어떨까요?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은 과감히 제쳐두고요. 어디까지 도망갈지 한계점을 정해놓는 것도 좋아요. 저는 오늘도 이 글을 쓰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