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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핍 윌리엄스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1. 9. 5. 16:39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핍 일리엄스 장편소설 /서제인 옮김 25p. “그럼 그 비밀을 어떡할 거예요?” 리지가 물었다.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 단어를 리지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나는 아빠에게 그 단어를 안전하게 보관해달라고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내 주머니에 언제까지고 간직하고 있을수도 없었다. “이것 좀 맡아줄래?” 내가 물었다. “그래요, 아가씨가 그랬으면 한다면요, 뭐 그리 특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내게 왔기 때문에 특별했다. 거의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아주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니었다. 작고 연약했고, 중요한 뜻은 담겨 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벽난로 불길에 던져지지 않도록 지켜야 했다. 117p. “그냥 단어들이에요, 리지.” “아가씨한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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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책추천] < 중간착취의 지옥도,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1. 9. 1. 21:11
54p 비정규직 중에서도 간접고용 노동자의 급여가 유난히 적은 이유는 단 한 가지 차이 때문이다. 노동력을 사용하는 사람과 노동자 사이에 누군가 개입해 있다는 것, 그게 이들을 비정규직 중에서도 제일 밑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누군가 개입하는 순간, 착취는 필연적이다. 62p.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급계약은 용역업체가 원청의 일터에 노동자를 보내면 노동자들이 원청의 지시를 받고 일하는 ‘불법파견’이다. 원청이 용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놓고 노동자는 파견 노동자처럼 직접 지시하며 부린다는 얘기다. 원청이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용역업체가 사실상 아무 권한이나 결정권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용역업체 대부분은 전문 기술이나 사업체로서의 독립성 없이 원청에 종속된 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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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책추천] < 동급생, 프레드 울만>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1. 8. 30. 23:45
프레드 울만 ‘동급생’ 사실 책을 다 읽고 반납하기 위해 집을 나섰을 때까지만 해도 독후감을 쓸 의사가 전혀 없었다. 이 책의 마지막 결말이 그렇게도 반전이라며 추천하는 글을 보고 읽은 책이었고, 물론 마지막 그 한 줄을 읽었을 때는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긴 했지만, 그뿐이었고,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반납하러 가는 길에, 도서관까지 걸어가면서 내가 왜 소름이 돋았을까라는 고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이 책의 여운이 잔잔하게 남아 한 사람의 신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반납 직전 기계 앞에서 급하게 사진을 찍었다. ((스포주의)) 중편으로 분류되는 이 소설 내내 두 친구는 마치 운명처럼 서로 친해지기를 갈망했으며, 정말 운명처럼 둘은 단짝이 된다. 서로에게 처해진 상황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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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아무튼 뜨개 , 서라미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1. 2. 5. 14:56
뜨개질을 시작했다. 어린시절 목도리를 뜨겠다며 절반까지 떴다가 풀고, 또 떴다가 풀고 하도 풀어 꼬불꼬불거리는 실을 창고에 다시 집어넣더라도, 그 이듬해가 되면 또 목도리를 뜨겠다며 새 실을 사왔다. 처음으로 완성한 목도리는 마무리를 하지 못해 친구의 어머님께서 해주셨는데, 아직도 그 순간이 기억난다. 무언가를 내 힘으로 처음 완성시킨 날!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몸담은 직장에서 신생아살리기 모자키트를 뜬다며, 모자를 떴다가 마음대로 안되어 크기가 들쑥날쑥한 모자 두어개를 제출했다. 카페알바를 할 때 역시, 손님이 없는동안 무언가 생산적인걸 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 코바늘 인형뜨기 책과 코바늘을 가져와 뜨기 시작했다. 오리 인형을 만들기 위한 동그라미조차 뜨지 못해 결국 그 실은 통째로 창고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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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보건교사 안은영 , 정세랑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12. 28. 20:52
보건교사안은영 책 표지부터가 알록달록한 안은영은 사실 2015년에 나온 좀 오래된 책이다. 한참 82년생 김지영이 유행할 때부터 함께 추천을 받았었으나, 나는 김지영도 읽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플까봐 2020년에나 읽은 사람이기에 보건교사 안은영도 비슷한 부류겠지 싶어서 가볍게 외면해왔었다.이제 와서 돌아보니 그 때의 나에게 제발 첫 장이라도 읽어보라고 잔소리하고 싶다. 판타지나 SF소설을 원래 좋아하던 나로서는 왜 책의 설명 한 줄 안 읽고 미리 선입견을 가져버렸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소설 특성상 인상 깊었던 구절을 꼽기가 어렵지만, 다른 리뷰어들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매력에 대한 탐구로 독후감을 작성해보려 한다. 안은영은 여타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완연히 100% 흠없는 사람이지도, 별다른 노력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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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하나님과 팬데믹 , 톰 라이트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11. 21. 13:35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고, 교회에 쏟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그리스도인과 세상사람과의 차이를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의문이 들곤 했다.그래서 골랐다. "하나님과 팬데믹" 42p.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다. "선생님, 누구의 죄 때문에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이 사람이 죄를 지었습니까, 아니면 부모가 지었습니까?"예수님의 대답은 손쉬운 (죄가 하나 들어가면, 벌이 하나 나오는) 자동판매기 신학을 무너뜨린다.예수께서 대답하셨다. "그도 죄를 짓지 않았고, 부모도 죄를 짓지 않았다. 그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보이시려고 이런 일이 일어났다. (요한복음 9:2-3)"다시 말해, 예수님은 가상의 원인을 돌아보시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구경꾼들은 자기들이 내밀한 우주의 윤리 메커니즘, 곧 하나님이 벌하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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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 김수현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11. 1. 17:39
이런 류의 책을 즐겨보는 것은 아니지만, 요새 내가 직장 생활로 스트레스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친구들이 내게 추천해주어 읽어보게 되었다. 한 줄 한 줄이 내게 다 힐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내게 위로가 되었던 구절들을 옮겨보고자 한다. 23p. "우리는 종종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가 꼭 유쾌함이나 재미만은 아니다. 누군가는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누군가는 잘 들어주고, 누군가는 즐겁게 웃으며, 누군가는 한결같이 곁에 있어준다. 다른 사람인 척 애쓰지 않아도 당신을 사랑할 이유는 수없이 많다. 그러니 다른 모습으로 위장하지 말자. 대신 긴장을 풀고, 관계에 진심을 보이며 편안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진솔한 관계를 맺는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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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추천] < 페스트 , 알베르 카뮈 >그믐🌚 독후감/그믐🌚 책 2020. 10. 28. 18:27
원래 좀비, 종말, 전염병같은 재난물을 싫어하던 내가, 이번에 페스트를 읽은 이유는 단 하나다.코로나19바이러스의 공포가 커지던 시기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페스트'를 읽어보라고 내게 추천해주었기 때문이다. 비교하지 않으려해도, 책을 읽으며 현재 우리의 상황과 소설 속의 상황이 맞닿아 있어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했다. 12p. "어떤 도시를 아는 편리한 방법은 거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74p. ""표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고 리유가 말했다. "다만 시민의 반수가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머지 않아 실제로 그렇게 될 테니까요."" 97p. "어머니와 같이 살면서도 거의..